백일의 글쓰기 이제 끝났다. 100일 동안 무엇...

김영균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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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 글쓰기 이제 끝났다.

100일 동안 무엇인가를 꾸준히 해낼 수 있었다는 게 놀랍다. 매일 A4 반장 분량의 글을 만들어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하고자 하니 된다. 매일 쓴다는 것 자체가 완성도가 높은 글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일기 수준의 글이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칭찬받을만하다. 셀프 칭찬해본다. 인생 살면서 100일을 지속적으로 해본 것은 거의 없다. 하물며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글쓰기는 매일매일이 고문이었다.

백일동안 단 하루도 그만두고픈 유혹이 끊이지 않았다. "오늘 안 쓰면 안 되나" 왜 내가 이걸 시작해서 고생하지" "지금이라도 집어치워"라고 되뇌면서도 11시가 되면 자동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타자를 두드리게 된다. 하루 종일 오늘은 무엇을 써야 하지?? 글감을 찾아 헤매곤 한다. 하루하루가 위태하고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개근을 해냈다.

이토록 힘든 일을 끝까지 해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시스템인 것 같다. 백업 글쓰기는 #성장판 이라는 독서모임에서 이벤트로 시작 한 것이다. 모두 22명이 도전해 약 절반이 완주에 성공한다. 100일을 완주하면 참가비 10만 원 중 8만 원을 페이백 해주는 시스템이다. 매일 글 한편을 올리고 서로가 확인할 수 있도록 공유하며 출석표를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서로가 댓글로 응원도 해주고, 글쓰기 싫은 날은 상대의 글을 보며 자극도 받는다. 매일 이런 식으로 연명(?) 했다.

혼자였으면 해내지 못할 일인데 여럿이 함께하니 가능했다. 100일 동안 글쓰기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이런 이벤트를 진행해보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확신도 선다. 내 주위에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개근을 한 것이지만 내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가장 큰 것은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머릿속 생각을 문자로 표현해내는 것은 글 쓰는 전문가들이나 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시도해 보니 된다. 알고 있는 단어가 부족하고 사실을 설명하는 표현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라도 끄집어 내는 데는 성공했다. 보여주기 창피하고 어설픈 문장이지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던져놔보니 그래도 읽을만하다. ^^

상대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으면 머리가 새하얗게 텅 비었던 게 이젠 글자와 문장이 머릿속에 뒤엉켜 나돌기 시작한다. 문장의 배열을 고민해 보고 사전을 뒤지며 유의어와 반대어를 찾아내어 조립해본다. 아직은 어설프고 부족한 문장이지만 만들어 냈다는 것으로 크나큰 성공이자 자부심이다.

고맙고 감사하다. 100일을 개근한 규니에게 감사하고 성장판이라는 시스템이 도와주어 감사하다. 글자 그대로 성장하게 도와준 것이다. 이제는 즉석에서 만들어지는 글보다는 좀 더 숙성되고 노련한 깊이 있는 글을 찾고 싶다. 1주일에 글 하나를 쓰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 매일의 글쓰기를 통해 얻어진 자신감으로 이제 일주일에 글 한편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