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온라인건물주를 외칠때, 디지털 미니멀리스트의 길로.

유정민
2020-12-05
조회수 620

Let’s face it, checking your “likes” is the new smoking. <Digital Minimalism, Cal Newport>


숫자배열도 예쁜 2020년이라는 새해의 시작과 함께, 글로벌 팬데믹도 시작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조금 늦게 3월이 되서야 상황파악을 했지만, 한국과 미국 사이트를 오가는 나는 이 사태가 심각하다는것을 인지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바이러스의 전염을 최소화 하기 위해 사람들은 직접적 만남을 최소화 하고 온라인 만남, 온라인 스토어등 모든것이 온라인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때서부터였다. 사람들은 ‘온라인 건물주’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마치 땅을 사는것과 같아서 ‘지금, 당장, 온라인상의 나의 표시를 남기라’ 는 말을 끊임없이 들었다. 나를 표현하고, 나를 알리는데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는 말에 나도 함께 뛰어들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돈이 된다는 말에 유튜브도 해보고, 가까운 사람들과만 하던 인스타그램에 부계정도 열어 나만의 무언가를 시작했다. 평소에도 온라인상에, 아니 핸드폰에 시간을 많이 보내던 편이었던 나는 소셜미디어 사용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가장 큰 문제는 내 컨텐츠를 알리기 위해 혹은 전시하기 위한 시간이 아닌, 의미없이 스크롤을 내리고 있는 나였다. 


일어나서도 가장 먼저 소셜미디어 앱들을 확인하고,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와 있을때도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잠깐 잠깐 그 짧은 찰라를 이용해 소셜미디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처음에는 ‘괜찮다.’ 생각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아무것도 안하느나 뭐라고 읽고, 보고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싫었다. 내 손에 딱 붙은것마냥 나를 따라다니는 핸드폰이 불편했다. 그래서 독서시간을 좀 늘려보고자 참여한 메모 독서의 책들중에 Deep Work 과 Digital Minimalism 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는 확실히 깨달았다. ‘이건 중독이구나.’

마치 겜블링에서 슬롯 머신을 잡아당기듯 그렇게 리프레시 버튼을 눌러 이번에는 뭐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었다. 남편에게 담배를 끊지 못한다고 담배 중독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소셜 미디어 중독이었다. 잠깐의 시간에도 나에게 휴식을 주지 않고 내 뇌를 계속 사용하면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고 있었다. 그래서 정작 집중력이 필요한 곳에는 더 깊이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이것저것 주의가 산만한 채로 지내고 있었던거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책에서 가이드한 부분에 따라 바꾸기 시작했다. 


우선 소셜미디어 앱을 지우기. (하지만 인스타를 지우는데는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인터넷상에서도 다 로그아웃을 하고 소셜미디어 사이트는 랩탑으로만 하기로 했다. 페이스북같은경우는 일주일에 딱 한번, 블로그는 일주일에 두번, 그리고 인스타도 일주일에 두번,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만큼만 하기로 한것이다. 지금 실천을 한지 2주정도밖에 지나지 않아서 어떤 드라마틱한 변화에 대해 설명은 힘들지만,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책읽을 시간이 늘었났다는 것이다. 메모 독서와 함께 한 덕도 있지만 확실히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와 있을때는 아이와 집중을 할 수 있다. 내 집중력을 다시 올리고, 내가 발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거지만, 가장 중요한건 아이와의 시간이었다. 아이에게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엄마로 기억되고 싶지 않았고, 세상에는 소셜미디어나 핸드폰 말고 더 재미난것들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이렇게 나는 조금씩 나와 소셜미디어의 관계를 바꿔가기 위해 노력중이다. 다른 사람들을 보고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이 시대에 뒤떨어지는게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온라인 건물주’가 되지 못 하는것 아닌가 걱정도 된다. 하지만 난 내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놓치는 그 작은 부분들보다, 소셜미디어를 사용함으로써 놓치게 되는 원래 소중한것들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Digital Minimalist가 되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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