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20년 (자유주제)삶과 죽음 사이에서, 존버 2020

신여****
2020-12-20
조회수 149

지인과 식사도중 축구영웅 마라도나 사망뉴스를 봤다그러고는 그날 저녁 북극성 진로수업에서 꿈이 축구선수인 아이와 이야기하다 마라도나 이야기가 나왔고손흥민에 꽂혀있는 그 아이 이야기를 한참 듣다보니 2002년 한국 월드컵 당시로 자연스레 추억소환월드컵 그해 나는 일륜지대사를 거쳤다월드컵 경기가 한창 난무할 당시 명동의 한 공간에서 사방의 폭죽을 경험하며도로위로 차들의 경적에 발맞춰 사람들의 난장 상황에 합류했었다사실 축구에는 1도 관심없고 룰은 고사하고 선수들 이름도 낯설어 히딩크 감독 정도나 알던 내게 그 일대 광경은 충분히 놀랄만한 것이었다그 이후로도 그때의 뜨거움은 좀체 가시지 않는다단지 축구 영웅의 죽음에서 시작한 생각은 좀더 거슬러 농구 천재 조던의 황망한 죽음까지 떠오르게 하며삶을 지속하고 있는 내게 묘한 화두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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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죽음은 늘 주변에 있었다물론 개인적으로는 훌쩍 자라 성인이 된 다음에서야 죽음을 느끼기 시작했지만대학졸업 후 광고회사에서 열일할 때 들려온 할머니의 부고 소식이 아마도 목전에서 죽음을 경험한 첫 사례이지 않을까 한다연로하시고부터 우리집에 기거하셨던 할머니난 그때 속없이아니 속이 넘차서엄마를 고달프게 하는 할머니가 못내 미웠던 기억에 부고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가 죄송함에 몸둘바를 모르고장례절차 내내 마른 울음을 쏟아냈던 기억이 있다그리곤 얼마후 정말 마음 깊이 상처가 되는 죽음을 경험했다내가 직접 인터뷰를 거쳐 뽑고 수습까지 마친 나랑 나이차는 불과 3살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 너무나 발랄해 과도해 보일 정도로 예뻤던 그녀였다그때 그 시절 회식문화의 절정 노래방에서는 좌중을 압도하는 퍼포먼스의 그녀숨 넘어갈 정도로 함박웃음이 그 어떤 더위도 일순간 해갈할 만큼의 해사한 그녀에게 죽음이란... 꽤 오래 먹먹함이 가시질 않았다충격이었고 할머니 이후 가장 크게 죽음을 곁에서 바로 느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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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혼해서 양가를 이루고 아빠시아버지의 죽음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 나로서는 이제 죽음이 멀게도 무섭게도 느껴지지 않았다생각보다 서둘러 맞이하게 된 죽음이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충분히 애도와 슬픔의 시간을 거칠 수 있었기에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했다그 외에도 뉴스로도 수많은 죽음을 접했지만 누구 말처럼 어마어마한 사건뉴스의 슬픔도 자신의 다리 생채기에 못미친다는 것처럼 내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다리가 무너지고 백화점이 무너지고 배가 가라앉아 사람이 죽고 펜션이 불에 타 아이들이 죽고 비행기가 폭발해 죽는것도 봤다그 죽음들이 절대 소소하다는 게 아니라 그 죽음들은 일회성이다연달아 반복적인 연쇄의 죽음으로 이어질거란 생각이 들지않는다고 애써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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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해 전 세계 지구인들을 소리 소문없이 지금까지도 떨게 한 바이러스의 존재는 연일 '띵띵' 뜨는 문자도 이제는 무감각해질 정도로 익숙해졌지만 그 반복의 고리가 언제 끊길지 알 수 없는 불안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이 바이러스에 의한 죽음이 당연시되고 또 그로 인해 나를 포함한 모두가 이어오던 생활방식을 계속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그런데도 벌써 코로나 19라는 단어에 익숙해지고 확진자사망자 수에 비교적 차분해진 내 모습에 짐짓 놀라기도 한다너무 익숙한 결론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어떤 일이든 주저하지 않으리라’, ‘무엇이든 지금 생각나는 걸 하고 상황에 연연하거나 뒷걸음치지 않으리라’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한다지금여기 바로여기, here & now, right now를 생각하는 아니 갈급케 한다내 가족은 물론지금 당장 내가 만났던 또 만나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오래오래 건강하길 바라고 앞으로도 과거처럼 무수한 인연들과의 자유로운 만남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세상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것 외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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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보고 싶다는 안부톡그러나 막상 만나자고 하기는 모두들 주저주저하는 상황에서 랜선으로라도 연결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 ‘너무 움츠러들진 말아요 조심은 하더라두요 우리 잘 버텨보아요“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나 조차도 내키지는 않는 요즘이지만존버가 좃나 버티다가 아니라 나 스스로 존중하고 타인도 존중하며 꿋꿋이 버티는 의미란 걸 애써 되새겨 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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