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과 나새로운 인연

uoum****
2020-12-13
조회수 155

   마음의 키가 자라는 곳 성장판 독서 모임은 요즘 나의 꿀단지다.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마케터가 강력 추천한 책 <메모 습관의 힘>을 검색하다가 성장판을 알게 되었다. 책벌레들의 아지트인 성장판에는 별의별 모임이 다 있었다. 책을 이렇게도 보고, 요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는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다.     


  가장 먼저 참여해 본 것은 월간 성장판 온라인 미팅이었다. 정철 님의 메모 습관 특강을 들으면서 나의 느슨한 삶을 반성했다. 사서로 일하면서 여태 성장판을 몰랐다는 반성도 했다. 바깥에서 듣느라 회원들의 책 소개는 보지 못했지만 특강을 듣고 성장판을 더욱 알고 싶어 졌다. 강의 내용뿐만 아니라 전달 방식, 태도가 신뢰감을 주었다.     


  온라인 발제 독서 모임을 신청했다. 첫 달에는 에세이만 제출하고 토론에 임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토론을 하는데 무척 재미가 있었다. 생각이 다양하면서도 표현이 정중했다.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달에는 발제를 맡았다. <지리의 힘> 2/3 정도를 발제하면서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 내용 요약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요약이 끝나자 지도를 찾아 헤맸다.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지리적 특징과 그로 인한 사건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미지들을 발제문에 담고 싶었다. 토론 직전까지도 정리가 완벽하지 못했지만 끝내고 나니 토론을 망치진 않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책 한 권으로 지구 한 바퀴를 함께 누빈 즐거움도 누렸다.      


  모임 하나를 즐겁게 참여하게 되니 다른 모임에도 관심이 생겼다. 100일 글쓰기 모임을 신청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내 발목을 잡은 글쓰기를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고비가 몇 번 있었지만 50여 일째 포기하지 않고 생존해 있으니 함께 글 쓰는 도반들께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미약하게나마 실력이 늘어가는 것을 느낀다. 쓰는 속도도 빨라졌다. 주로 일과 일터에 관해 쓰는데 아직까지는 소재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남은 50일도 무사히 버텨내고 싶다.

    

  올해 마지막으로 참여한 것은 한승혜 작가의 서평 수업이었다. 막연히 써질 줄 알고 신청했다가 글쓰기의 고통을 제대로 맛보았다. 책 읽어 내기, 줄거리 요약 하기, 나의 감상과 비평을 실어 한 편의 서평을 쓰는 일의 만만치 않음을 절감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세 번의 서평 숙제 중 결국 한 번은 쓰지 못했다. 쓰지 못한 자괴감과 자책이 마지막 서평 숙제를 마치는 힘이 되었다. 함께 수업한 사람들의 합평은 깊은 위안을 주었다.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배움이 큰 수업이었다.    


  성장판은 도서관에서 구현해 보고 싶은 독서 공동체 모델을 만난 것 같은 반가움과 절대 못할 것이라는 좌절감을 동시에 맛보게 했다. 최소한의 규칙과 최대한의 자율 속에서 소통이 이루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다. 한편으로는 사서인 내가 우리 동네 사람들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미안함도 들게했다.     


  이런저런 상념이 들었던 며칠 전, 정철 님께 톡을 보냈다. 성장판 덕분에 즐거운 일상을 누리고 있다고. 여러 사람들의 십시일반으로 진행되는 것 같은데 운영진들을 도와서 뭐든 도움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마침 멤버들이 늘어나 운영진이 부족했다며, 어떤 걸 요청할지 고민해보겠다는 답이 왔다. 귀하고 감사한 인연이 되도록 이곳에도 마음을 내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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