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20년 (자유주제)내 인생의 금도끼, 은도끼 책

yira****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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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 작가님의 “책은 도끼다”에서 카프카의 그 유명한 말을 처음 접했다.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책이 과연 그런 영향력이 있을까? 나는 처음 그 글귀를 읽었을 때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후로 몇 년이 지나 만난 두 권의 책은 내가 갖고 있던 편견과 한계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 금도끼, 은도끼가 되었다.


어릴 적부터 유일한 취미가 책 읽기였다. 책을 읽으면 재미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평생을 책을 읽어왔지만 거의 장르 소설 위주의 편식 독서를 해왔다. 그 결과 같은 소설이라도 고전이라는 책들도 어려워서 잘 읽어내지 못했다.

몇 년 전 그 사실을 깨닫고 독서 범위를 넓혀보겠다는 생각에 독서모임과 강연들을 찾아다니며 조금씩 독서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책 읽기의 또 다른 재미를 깨달은 것이다.


조금 시간이 지나 또 내 책 읽기에 불만이 생겼다. 좋은 책을 읽어도 읽을 당시에만 감탄하고 감동하고 그때뿐이고 아무리 책을 읽어도 재미를 추구하며 읽던 그 시절과 내 삶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 내 인생의 첫 금도끼, 은도끼 같은 책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신정철 작가님의 “메모습관의 힘” 이다. 내 책 읽기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특히나 메모가 “느낌표만 있는 삶”에 “물음표”를 가져다주었다(P.72)는 말은 머리를 뭔가로 두드려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무슨 책을 읽어도 한 줄이라도 꼭 메모를 남기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광속으로 사라지는 책에서 얻은 느낌들을 조금 붙잡을 수 있었고 남는 책 읽기, 내 삶에 변화가 시작되는 책 읽기로 조금 내 취미가 바뀐 느낌이었다.


변변치 않은 직장은 내게 항상 콤플렉스였다. 하고 싶었던 일이 좌절되고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들어간 직장이 평생 직장이 되어버리니 더욱 만족 할 수 없었다. 내가 읽는 책에서는 자기 분야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일을 하는 법에 대해서 많이 알려주고 실천하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 직장의 일은 매번 같은 일의 반복이고 창의니, 혁신이니 하는 말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그렇다고 과감히 그 직장을 나올 용기도 없었다.

그때 다가온 책이 은유 작가님의 “글쓰기의 최전선”이었다.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를 준 책이었으며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장점을 찾아준 금도끼, 은도끼가 되어준 책이 되었다.

사회적으로 소위 ‘성공’한 이들의 정보는 차고 넘치는 반면, [……] 일부러 찾지 않으면 잘 안 보이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p.37),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자는 누구나 약자다(P.66) 라는 말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가지게 만들었다.

내게는 콤플렉스고 특별하지도 않고 무의미의 반복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적어도 ‘자기 언어를’ 가진다면 글쓰기 소재가 될 것이라는 장점(?)을 발견한 것이다. 누가 보면 우스울지 모르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안 하고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매일 같던 일상에서 어떤 것이 글의 소재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반짝반짝하는 하루가 되는 것이다.


이런 금도끼, 은도끼 같은 책들을 만날 때마다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 크게 부서지고 바뀌고 재생산되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이런 책들을 만날 생각에 앞으로의 책 읽기도 계속해서 순항을 할 거 같다.


이글은 처음으로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공개하는 첫 글이다. 성장판 백일장을 신청하고 글을 올리는 것에도 큰 용기가 필요했다.

어디서 생긴 ‘근자감’인지 모르겠지만 나름, 제법 글을 잘 쓴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거 같다. 취업 자기소개서 쓴 것이 다이면서.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음을 깨달았고, 이 글을 쓰면서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손으로 쓰고 한편의 글을 완성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를 새삼 깨달으며 계속해서 써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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