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20년 (자유주제)27살에 찾아온 성장통, 그리고 성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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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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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월 1일, 강원도 철원


"HAPPY NEW YEAR. 진급 축하드립니다. 장원호 병장님!" 


전역의 해가 밝았다. 끝이 보이지 않던 군 생활도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25살,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입대해 27살 새해를 맞이하기까지, 일년이 넘는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군 복무를 하면서 책을 정말 열심히 읽었다. 원 없이 읽었다고 표현하면 될까. 매일 저녁, 점호를 마치면 당직사관님께 연등보고를 하고 사이버지식 정보방으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책들이 내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날 , 전역을 목전에 둔 선임이 내게 책 한권을 추천해주었다. 그 책은 바로! 신정철 작가님의 '메모 습관의 힘' 이었다. (첨언하자면  <메모 습관의 힘>은 군대 진중문고로 들어와 있으며 병사들 내에서 인기가 좋다. ) 오고가며 표지를 자주 보긴 했지만 그간 읽어보지 못했는데, 선임의 추천을 받았겠다 바로 그자리에서 책을 읽어보았다. 그리고 그날, 내게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메모 습관의 힘을 읽고 저자의 가르침대로 책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메모하고 내 생각을 남기려고 노력했다. 군대에는 예쁜 노트도, 아이패드도 없었기 때문에 A4용지에 독서노트를 작성했다.(A4라도 쓸 수 있는 것이 어디인가!) 


독서노트를 작성하고, 다이어리에 스케줄표를 쓰기 시작하면서 전과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효과는 책의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읽긴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야?" 라고 누군가 물어보면 대답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메모 독서를 하면서 책이 내 것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자신있게 내용을 나만의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


도대체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하는걸까? 책의 작가님을 만나면 메모독서에 대해서 더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 (실제로 6개월 뒤 성장판에 들어가고, 작가님을 만나게 될 줄은 이때까지 꿈도 꾸지 못했다. ) 일단 전역부터 하고 생각해보자!




2020년 2월 23일, 강원도 철원, 휴가 D-1


"행정반에서 전파합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당장 내일 휴가 출발자들 포함 모든 휴가 예정자들 휴가 취소입니다. 다시 한번 전파합니다.."


속상했다. 무엇보다 여자친구에게 미안했다. 군대에 있는 남자친구를 대신해 혼자 모든 결혼 준비를 떠맡고 있던 여자친구에게 그토록 바라던 휴가가 취소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할 수 없었다.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다가 나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사지방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니체의 말> 을 읽으며 상했던 마음을 비워냈다. 책은 내가 힘든 순간, 의지할 수 있는 벗이 되어 있던 것이다.


2020년 5월 15일 , 사회의 공기


 2020년 5월 15일 스승의 날, (내 기준) 길고 길었던 군 생활을 마치고 나는 민간인이 되었다. 사회에 나오면 마냥 좋을 줄만 알았는데, 왜 이렇게 신경써야 하는 일들이 많은지. 직장 일에도 적응을 해야하고,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야하고, 무엇보다 결혼 준비.. 왜그렇게 해야 할 것이 많은거야! 군대에서의 독서열정은 나도 모르게 서서히 시들어가고 있었다.


2020년 6월  , 성장판 입문


 바쁜 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학교 선배인 '골목책방' 형을 만나게 되었다. 책이라는 같은 관심사로 이어진 인연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독서모임에 관심이 있다는 나의 말에 형은 1초의 망설임 없이 '성장판'  을 추천해주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나는 성장판에 첫 발을 들이게 되었다.


 처음 오픈카톡방에 입장했을 때 사실 깜짝 놀랐다. 오픈채팅방에 600명이 넘는 사람이 있다고?  책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전역한지 얼마 안 되어서 현실적응이 안 된 것일까? 아니, 나는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이다. 세상은 넓고, 대단한 사람들은 정말 많다. 뒤늦게나마 깨달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낯을 가리는 성격에 한동안 대화를 훔쳐보기만 했다. ( 톡방에는 나같은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지금도 많고!)  왠지 모르게 그들만의 리그? 같았다. 내가 이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이 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을 해 보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읽은 자기계발서들의 공통적인 한마디가 떠올랐다. 내가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 성장판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내가 어떤 도전도 하지 않고, 지금처럼 눈팅만 한다면 이곳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닐까.


적극적인 참여를 해보기로 마음먹고 성장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렇게 나는  7-9월 문래독서모임을 신청하게 되었다.


2020년 7월 , 발제독서모임 참여


7월 마지막 주 목요일, 문래독서모임에 가던 날이 아직도 생생히 생각난다. 골목책방 형도 독서모임 맴버여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었다해도, 새로운 도전은 늘 두려움이 따랐다. '사람들에게 나를 어떻게 소개하지?' '나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하면 어쩌지?' /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 '메모 습관의 힘 저자 신정철 작가님을 실제로 뵙다니!' 마치 연예인 팬 싸인회 가는 느낌이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발제독서모임에 신청한 것은 내가 올해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는 것이다. 발제독서모임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는 맴버들을 만날 수 있었고, 책이라는 공통점 하에 치열하게 의견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걱정했던 마음이 무색할 정도로,  친절하고 본받을 점이 많은 분들이었다. 


 발제독서를 하면서 책을 더 깊이 읽는다는 것이 무언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예전같았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도 맴버들에게 설명해주기 위해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으며, 집에서 나홀로 발표 연습을 하기도 했다. 그런 시간들이 모여 나도 모르게 서서히 책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  발표하는 기술이 발전한 것 같다.


2020년 12월 22, 성장판 백일장


2020 성장판 백일장에 참여하면서, 지난 나의 일년을 되돌아보았다. 지난 겨울, 꽁꽁 얼어붙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 '전역하면 의미있는

삶을 살거야.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도전해볼거야!' 포부를 가득 안고 위병소 근무를 서고 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지난 일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무탈히 국방의 의무를 마쳤고, 직장으로 돌아갔고, 사랑하는 아내와 가정을 이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장판을 알게 되었다.


 비록 얼굴은 모르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게 (아직 수줍어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하지만..) 사실 아직도 믿겨지지 않을 때가 있다. 변화 자체를 싫어하던 내게 성장판에 들어간 것, 발제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된 것 모두 크나큰 도전이었다. 


 처음 도전은 누구나 어렵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런데, 한 발자국 떼기가 어렵지 그 다음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발제독서모임에 참여하니 더 많은 도전을 시도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서평단도 신청하게 되었고 , 4분기 발제독서모임 또한 참여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블로그,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에 흥미를 갖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2020년, 27살의 나는 때 늦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은 나이고, 배워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두렵지 않다. 오히려 앞으로 마주할 도전들을 생각하며 설레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올해 성장판을 알게 되면서, 발제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내가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아직 어떤 활동도 도전하지 못한 성장판 회원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떤 활동이든지 한번만 도전해보세요!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을거에요. 오히려 성장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거에요. 

왜? 우리는 성장판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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