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문학동네, 2015)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는 중학교 수학선생이었던 올리브 키터리지를 중심으로 크로스비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소설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섬세한 문체로 담아낸다. 사랑과 이별, 부부 간의 갈등,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등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다. 소설은 삶에서 ‘사랑’, ‘용서’, ‘이해’, ‘화해’ 등 여러 화두를 독자에게 던진다. 그리고 외로움을 견뎌내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일상을 맞이하는 게 늘 같은 것이 아님을 일깨우주는 소설이다.
484. 하지만 지금 둘은 이렇게 만났다. 올리브는 꼭 눌러 붙여놓은 스위스 치즈 두 조각을, 이 결합이 지닌 숭숭 난 구멍들을 그려보았다. 삶이 어떤 조각들을 가져갔는지를.
사랑을 하기 있어서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사랑이 식어버렸다고 느꼈던 올리브 키터리지는 “이 커다랗고 늙고 주름진 몸뚱이들이 젊고 탱탱한 그들의 몸만큼이나 사랑을 갈구한다는 것을”(p.483) 알게 된다. 헨리가 뇌졸중으로 죽고 홀로 된 올리브는 잭을 만나면서 사랑의 감정을 다시 싹틔운다. 예전 같으면 선택하지 않을 그를 보면서 올리브는 “사랑이 눈앞에 있다면 당신은 선택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선택하면서 세상과 등지고 싶지 않는 그녀는 잭의 허물까지도 받아들인다. 사랑은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닌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행위이다.
186. 마치 심장은 거세게 뛰면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고 경고하는 듯했다. 젊은이들만이 사랑의 가혹함을 견딜 수 있는가, 하먼은 생각했다. 계피색 가녀린 니나는 예외였지만. 그리고 모든 게 뒤집히고 뒤가 앞이 되어버린 듯, 니나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것만 같았다. 절대,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사람의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올리브는 고집이 강하고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도 서슴없이 한다. 보건교사인 제인은 “올리브는 절대로 사과하는 법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으며, 헨리 또한 올리브에게 “결혼하고 수십 년을 같이 사는 동안, 당신은 한 번도 사과를 한 적이 없는 거 같아. 무슨 일에도.”(p.222)라고 말한다. 또한 올리버의 아들 크리스토퍼는 자신의 결혼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엄마와 함께 지내는 것을 꺼려해 멀리 떠나서 산다. 자신의 이혼을 재혼한 다음에 밝혔고 엄마 올리버와 있을 때에도 편치 않다. 둘은 서로에 대한 마음이 시멘트 바닥처럼 딱딱하게 굳고 갈등은 늪처럼 켜켜이 쌓여 헤어나오지 못한다.
또한 소설은 상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죽음과 그것을 대면하는 태도를 통해 상실의 슬픔은 쉽게 만져지는 것도 아니고 어디만큼 다가갈 수 있을지 되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섬세하고 탁월한 문체는 가독성이 높다. 또한 크로스비 마을 사람들이 이야기가 한 편씩 이어져 단편처럼 술술 읽힌다. 소설은 외면하고 되돌아보고 싶지 않는 것들을 꺼내어 위로해주고 보듬어야 하는지 묻는다.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하기를 권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문학동네, 2015)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는 중학교 수학선생이었던 올리브 키터리지를 중심으로 크로스비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소설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섬세한 문체로 담아낸다. 사랑과 이별, 부부 간의 갈등,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등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다. 소설은 삶에서 ‘사랑’, ‘용서’, ‘이해’, ‘화해’ 등 여러 화두를 독자에게 던진다. 그리고 외로움을 견뎌내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일상을 맞이하는 게 늘 같은 것이 아님을 일깨우주는 소설이다.
484. 하지만 지금 둘은 이렇게 만났다. 올리브는 꼭 눌러 붙여놓은 스위스 치즈 두 조각을, 이 결합이 지닌 숭숭 난 구멍들을 그려보았다. 삶이 어떤 조각들을 가져갔는지를.
사랑을 하기 있어서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사랑이 식어버렸다고 느꼈던 올리브 키터리지는 “이 커다랗고 늙고 주름진 몸뚱이들이 젊고 탱탱한 그들의 몸만큼이나 사랑을 갈구한다는 것을”(p.483) 알게 된다. 헨리가 뇌졸중으로 죽고 홀로 된 올리브는 잭을 만나면서 사랑의 감정을 다시 싹틔운다. 예전 같으면 선택하지 않을 그를 보면서 올리브는 “사랑이 눈앞에 있다면 당신은 선택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선택하면서 세상과 등지고 싶지 않는 그녀는 잭의 허물까지도 받아들인다. 사랑은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닌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행위이다.
186. 마치 심장은 거세게 뛰면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고 경고하는 듯했다. 젊은이들만이 사랑의 가혹함을 견딜 수 있는가, 하먼은 생각했다. 계피색 가녀린 니나는 예외였지만. 그리고 모든 게 뒤집히고 뒤가 앞이 되어버린 듯, 니나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것만 같았다. 절대,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사람의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올리브는 고집이 강하고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도 서슴없이 한다. 보건교사인 제인은 “올리브는 절대로 사과하는 법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으며, 헨리 또한 올리브에게 “결혼하고 수십 년을 같이 사는 동안, 당신은 한 번도 사과를 한 적이 없는 거 같아. 무슨 일에도.”(p.222)라고 말한다. 또한 올리버의 아들 크리스토퍼는 자신의 결혼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엄마와 함께 지내는 것을 꺼려해 멀리 떠나서 산다. 자신의 이혼을 재혼한 다음에 밝혔고 엄마 올리버와 있을 때에도 편치 않다. 둘은 서로에 대한 마음이 시멘트 바닥처럼 딱딱하게 굳고 갈등은 늪처럼 켜켜이 쌓여 헤어나오지 못한다.
또한 소설은 상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죽음과 그것을 대면하는 태도를 통해 상실의 슬픔은 쉽게 만져지는 것도 아니고 어디만큼 다가갈 수 있을지 되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섬세하고 탁월한 문체는 가독성이 높다. 또한 크로스비 마을 사람들이 이야기가 한 편씩 이어져 단편처럼 술술 읽힌다. 소설은 외면하고 되돌아보고 싶지 않는 것들을 꺼내어 위로해주고 보듬어야 하는지 묻는다.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