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차별에 대한 인식을 처음 한 것은 언제였을까?
언제나 남자인 동생을 먼저 챙기고 동생의 잘못도 내 탓으로 돌리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일까?
공부 잘하는 학생을 더 신경 쓰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의 편애를 통해서였을까?
우리는 누구나 결국의 선의가 이기고, 공정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믿는다.
멜빈 러너는 사람들이 "세상은 공명정대하고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한 만큼 결실을 맺는다고 믿는다"라며
누구나 이상론을 품고 산다는 공정세계 가설을 말한 바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 이유는 그래야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걸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말의 속뜻은 나도 차별 또는 부당한 대우를 겪은 적이 있다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나는 누구를 차별한 적은 없을까?
"전 결정장애가 있어서 잘 못 고르겠어요."
(이주민에게) "한국인 다 되셨네요."
(장애인에게) "희망을 가지세요."
위의 발화는 차별적인 언어일까, 아닐까?
차별적이라면 어떤 점에서 차별적일까?
사실은 나도 첫 번째 문장을 빼고 정확히 어떤 점에서 차별적인지, 차별이기는 한 건지 희미했음을 인정한다.
주변 사람들에 비해 약자에 대한 차별이나 불평등을 도외시하고 있지 않다고 내심 자부했던
나 역시 선량한 차별주의자인 것이다.
저자는 위의 말이 왜 차별적적이고 특정 소수자 집단에게 모욕적인지를 설명하여 책의 서문을 연다.
우리가 스스로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선량한 차별주의자'임을 책 전체에 걸쳐 설명하고 있는데,
1부에서는 어떻게 차별을 보지 못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만들어지는지,
2부에서는 차별이 어떻게 지워지고 위장되는지,
3부에서는 우리는 차별에 어떤 자세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실질적인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반년 전쯤에 단톡방에서 성 평등에 대한 토론에 불이 붙은 적이 있었다.
채팅방의 한 남자 멤버가 한국의 여성을 차별하고 있지 않으며, 성 평등 정책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남자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워낙 지적으로 탄탄하고 논리적인 언변을 갖춘 분들이 그에 응해 조목조목 반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감히 참여는 엄두도 못 내고 토론을 계속 지켜보았었는데,
이 책의 1부에는 그때의 남성 역차별을 주장하던 남자 멤버의 다양한 의견과 논리가
왜 옳지 않은 지에 대해 소상히 설명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아마도 많은 수의 한국 남성들의 의견이 그와 같기 때문이었고,
불평등을 인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례이기 때문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분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위의 단톡방의 남자 멤버 주장과 같은
소수자 때문에 다수자가 차별받는다는 '다수자 차별론'은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다'라는 전제 하에서 시작하고,
과거에 차별이 있었더라도 현재는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소수자에 도움을 주는 정책은 특혜로 간주되고,
상대적으로 다수자에게 부당한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를 명명하는 용어도 있다. 토크니즘.
내가 차별에 대한 인식을 처음 한 것은 언제였을까?
언제나 남자인 동생을 먼저 챙기고 동생의 잘못도 내 탓으로 돌리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일까?
공부 잘하는 학생을 더 신경 쓰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의 편애를 통해서였을까?
우리는 누구나 결국의 선의가 이기고, 공정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믿는다.
멜빈 러너는 사람들이 "세상은 공명정대하고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한 만큼 결실을 맺는다고 믿는다"라며
누구나 이상론을 품고 산다는 공정세계 가설을 말한 바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 이유는 그래야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걸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말의 속뜻은 나도 차별 또는 부당한 대우를 겪은 적이 있다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나는 누구를 차별한 적은 없을까?
"전 결정장애가 있어서 잘 못 고르겠어요."
(이주민에게) "한국인 다 되셨네요."
(장애인에게) "희망을 가지세요."
위의 발화는 차별적인 언어일까, 아닐까?
차별적이라면 어떤 점에서 차별적일까?
사실은 나도 첫 번째 문장을 빼고 정확히 어떤 점에서 차별적인지, 차별이기는 한 건지 희미했음을 인정한다.
주변 사람들에 비해 약자에 대한 차별이나 불평등을 도외시하고 있지 않다고 내심 자부했던
나 역시 선량한 차별주의자인 것이다.
저자는 위의 말이 왜 차별적적이고 특정 소수자 집단에게 모욕적인지를 설명하여 책의 서문을 연다.
우리가 스스로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선량한 차별주의자'임을 책 전체에 걸쳐 설명하고 있는데,
1부에서는 어떻게 차별을 보지 못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만들어지는지,
2부에서는 차별이 어떻게 지워지고 위장되는지,
3부에서는 우리는 차별에 어떤 자세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실질적인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반년 전쯤에 단톡방에서 성 평등에 대한 토론에 불이 붙은 적이 있었다.
채팅방의 한 남자 멤버가 한국의 여성을 차별하고 있지 않으며, 성 평등 정책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남자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워낙 지적으로 탄탄하고 논리적인 언변을 갖춘 분들이 그에 응해 조목조목 반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감히 참여는 엄두도 못 내고 토론을 계속 지켜보았었는데,
이 책의 1부에는 그때의 남성 역차별을 주장하던 남자 멤버의 다양한 의견과 논리가
왜 옳지 않은 지에 대해 소상히 설명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아마도 많은 수의 한국 남성들의 의견이 그와 같기 때문이었고,
불평등을 인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례이기 때문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분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위의 단톡방의 남자 멤버 주장과 같은
소수자 때문에 다수자가 차별받는다는 '다수자 차별론'은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다'라는 전제 하에서 시작하고,
과거에 차별이 있었더라도 현재는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소수자에 도움을 주는 정책은 특혜로 간주되고,
상대적으로 다수자에게 부당한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를 명명하는 용어도 있다. 토크니즘.
왜 이런 착시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사람들 사이에는 권력관계가 있는데 사회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에 따라 특권을 가지기도 한다.
특권이란, 주어진 사회적 조건이 자신에게 유리해서 누리게 되는 온갖 혜택을 말한다.
특권이라고 하면 일부 재벌이나 고위층이 누리는 권력을 말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라는 의심이 든다면,
미국 웰슬리대학의 페기 매킨토시 교수가 제시한 남성 특권 목록의 일부를 한 번 살펴보자.
- 내가 승진에 자꾸 실패한다면 그 이유가 성별 때문은 아닐 것이다.
- 나는 밤에 공공장소에서 혼자 걷는 걸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 내가 책임자를 부르면 나와 같은 성별의 사람을 만날 것이 거의 분명하다. 조직에서 더 높은 사람일수록 더욱 확신할 수 있다.
- 내가 운전을 부주의하게 한다고 해서 나의 성별을 탓하지는 않을 것이다.
- 내가 많은 사람과 성관계를 한다고 해서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 나의 외모가 전형적인 매력이 없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며 무시할 수 있다.
누구나 특권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가 조금은 이해가 되는가?
책의 내용이 온통 밑줄투성이 일 정도로
알아야 하고,
돌아봐야 하며,
반성해야 할 내용들이
너무나 많은 좋은 책이었다.
더 이상 책에 대한 설명은 그만하고 모든 이가 일독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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